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밑도는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7년 3.23%에서 2022년 2.74%로 하락한 반면, 중국과 베트남의 세계 수출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반등했지만, 작년 10월부터 세계교역량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올해 3월까지 6개월 연속 수출이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차세대반도체·차세대디스플레이·전기차·2차전지·바이오헬스 등 5대 신성장 산업 수출은 세계교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1년 세계 5대 신성장 산업 수출 규모는 약 3.1조 달러로 전 세계 수출액의 약 14%를 차지했으며, 매년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반도체·차세대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3개 품목에서 지배적인 수출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은 5대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수출점유율을 가장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신성장 수출 확대로 최근 10년 동안 한·중 수출점유율 격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5대 신성장 산업 수출시장에서 차세대반도체(11.0%), 차세대디스플레이(10.7%) 수출이 두 자릿수의 세계 수출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2차전지(8.7%)와 전기차(6.6%), 특히 바이오헬스(1.2%)는 여전히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5대 신성장 산업 수출비중(26.3%)은 독일(15.2%), 미국(13.8%) 등 주요국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나, 주로 차세대반도체(16.9%)에 특화되어 있다. 수출대상국도 5대 신성장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32.4%)과 아세안(25.3%)에 집중되어 있어 수출선 다변화 노력도 필요하다.
세계 수출시장점유율(M/S)과 대칭적 현시비교우위지수(RSCA)를 활용해 우리 5대 신성장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진단한 결과, 바이오헬스를 제외한 4대 신산업 수출은 세계시장에서 비교 우위의 수출점유율과 수출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바이오헬스의 시장지배력(M/S, 1.2%)과 수출경쟁력(RSCA, -0.40)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는데, 세계 바이오헬스 수출시장 규모가 연간 1조 7천억 달러('21, 5대 신산업 수출규모 1위)에 달해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라도 전략적인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그동안 5대 신성장 산업 수출은 우리 경제의 고용과 부가가치, 경제성장에 다각적으로 기여하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신성장 산업 수출이 유발한 취업자수는 158만 명으로 전산업 수출이 유발한 474만 개 일자리의 33.4%를 차지했다. 신성장 산업 수출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율(72.1%)도 전체 수출의 부가가치율(61.5%)을 크게 상회했으며, 지난해 우리의 경제성장률(2.6%)의 19.2%(0.5%p)가 신성장 산업 수출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된다. 신산업 수출이 성장하는 만큼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우리 수출은 인플레이션 누적으로 인한 세계경기 위축과 전 세계적인 교역 둔화로 어느 때 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그동안 우리 수출성장을 지탱해온 IT제품 수출이 수요 감소와 경쟁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만큼, 우리 수출도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우리의 수출구조를 단계적으로 재편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