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세계 반도체 부문 벤처 캐피털 투자 90% 차지
프레킨 "중국, 총 30조원 투자…2022년의 두배 이상"
중국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반도체 자립'에 전력투구하는 가운데 작년 세계 반도체 부문 벤처 캐피털 투자의 90%를 중국이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서치회사 프레킨(Preqin)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작년 반도체 분야에서 이뤄진 글로벌 벤처 캐피털 투자의 90%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반도체 분야 투자는 총 222억달러(약 30조6천억원)로 2022년 95억달러(약 13조1천억원)의 두배 이상이 됐다. 해당 투자의 절반은 중국 지방 당국과 시노 IC 캐피털 간 파트너십이 이끄는 3건의 대형 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시노 IC 캐피털은 중국 정부의 대표적인 반도체 투자 펀드인 '대기금'(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영어명 빅펀드)의 자산 운용사다.
창신신차오메모리기술이 390억위안(약 7조4천억원), 화훙그레이스반도체가 40억위안(약 7천600억원), 화훙청두가 32억위안(약 6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그 이후 중국의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둔화해, 올해 상반기에는 128건의 계약을 통해 16억달러(약 2조2천억원)의 투자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함께 중국이 광범위한 경제 정책의 일환으로 육성·지원하고자 하는 인공지능(AI)과 청정에너지 분야는 올해 대규모 투자를 기록했다. 올해 1∼6월 세계 10대 벤처 투자 거래 중 2건이 중국에서 이뤄졌다.
전기차 제조사 IM 모터스가 11억달러(약 1조5천억원), 생성형 AI 스타트업 문샷 AI가 10억달러(약 1조3천800억원)를 각각 유치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지원한다.
전체적으로 올해 상반기에 중국의 AI 기업들은 56억달러(약 7조7천억원)를 유치, 작년 한 해를 통틀어 유치한 117억달러(약 16조1천억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자금을 모았다고 프레킨은 전했다. SCMP는 "중국의 최대 벤처 캐피털 투자는 점점 더 기술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AI와 반도체 같은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와 보조를 맞춘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지정학적 긴장, 높은 금리, 출구 부족 등은 민간 투자를 계속해서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과 마카오, 대만을 아우르는 중화권(Greater China) 내 민간 기업들은 올해 1분기에 123억달러(약 17조원)를 유치했는데, 이는 전 분기보다 42% 줄어든 것이자 같은 기간 세계적으로 투자가 12% 감소한 것과 비교해 "훨씬 가파른 감소"라고 프레킨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