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달 자본유출 약 7년 만에 최대…위안화 하락 압력
골드만삭스 "지난달 자본 순유출 101조원"…자본수지·경상수지 동시 적자
부동산 부문을 비롯한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지난달 중국 내 자본 유출이 2016년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의 자본 순 유출 규모가 전월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750억 달러(약 101조5천억원)를 기록, 2016년 말 이후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역내 현물시장 및 선물시장 거래, 역내에서 역외로 순 지급된 위안화 규모 등을 취합한 데이터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이와 별개로 중국 외환 당국인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역내 은행들이 고객에게 순 판매한 외환 규모가 194억 달러(약 26조2천억원)를 기록,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던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은행들이 고객들을 대신해 해외로 순 송금한 자금은 539억 달러(약 72조9천억원)로 2016년 1월 558억 달러(약 75조5천억원) 이후 최대였다.
송금 규모는 7월 115억 달러(약 15조5천억원), 8월 444억 달러(약 60조1천억원)를 기록한 바 있으며 순유출세가 3개월 연속 이어졌다.
또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서비스수지 적자,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등에 따라 지난달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도 동시에 적자였다.
중국 국채등기결산유한책임공사(CCDC)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 자본의 중국 국채 보유분은 135억 위안(약 2조5천억원)가량 감소한 2조700억 위안(약 382조5천억원)으로 2021년 3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중국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8월 7일부터 10월 19일 사이 선강퉁·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21억 달러(약 29조9천억원)로 사상 최대였다.
20일 상하이종합지수가 종가 기준 3,000선 아래로 내려간 가운데, 로라 왕을 비롯한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중국 증시에서의 자본 유출이 전례 없는 단계에 진입했으며 추가 부양책이 있을 때까지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과 달리 중국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미중 금리차가 20여년 사이 최대로 벌어진 것도 자본 유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기 웨이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미중 금리 격차는 향후 몇 달간 계속 위안화 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 압력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자본 유출로 인해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8일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7.3682위안으로 역외위안 시장이 생긴 2010년 이후 지난해 10월 하순(7.3749위안)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역내위안/달러 환율도 7.3503위안으로 2007년 말 이후 최고를 찍은 바 있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52분 기준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36위안 내린 7.3236위안,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21위안 오른 7.3172위안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