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지털화폐 앞장…"한국도 거래시스템 등 대비책 강구"
글로벌 시장이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면서 세계적으로 현금이용률이 10년간 2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안화는 국제적으로 비중이 낮지만 디지털 위안화의 경우 기술이 앞서가는 만큼 한국도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들린다. 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가속화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과 시사점(중국 디지털 위안화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글로벌 현금이용률은 약 20%포인트 축소됐다.
이 가운데 개도국의 경우 현금이용률이 95.7%에서 77.9%로, 선진국의 경우 59.3%에서 30.9%로 감소했다. 특히 선진국의 감소폭이 대체로 큰 가운데 개도국에서는 중국의 현금이용률이 같은 기간 99%에서 41%로 크게 낮아졌다. 이 같은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민간 암호화폐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2020년 1월 약 1900억 달러에서 지난해 9월 2조2000억 달러 수준으로 커졌다.
다만 그동안 디지털 화폐의 성장을 이끌어온 암호화폐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주요국들은 중앙은행의 법정화폐로 디지털 화폐 발행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추진 현황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보고서 분석이다. 중국은 빠른 인터넷 보급과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고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서도 주요국들 중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해 위안화를 국제화하기 위해 지난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와 합자법인인 금융게이트웨이정보서비스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국제 결제에 필요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해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중국 디지털 위안화 사용인구 수는 지난해 700만명에서 2030년 약 1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빨라지는 주요국들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을 감안해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더 빨리 추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유럽이 주도하는 SWIFT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것 역시 디지털 위안화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기술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위안화의 국제거래 결제 비중이 3.2% 수준에 불과한 만큼 단시간 내에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향후 디지털 위안화가 본격 활용될 경우 SWIFT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 가속화에 발맞춰 우리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