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 무역장벽은 녹색… 주요 시장 규제 산적
무협, ‘제6회 무역산업포럼’서 환경규제 강화 통상트렌드 논의
4월 11일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제6회 무역산업포럼: 그린장벽, 탄소중립 글로벌 신통상 질서 대응방안’이 개최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자국 산업을 우선하는 친환경 규제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녹색’ 무역장벽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에만 43개의 규제가 신설돼, 이를 위한 행정 처리에만 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는 4월 11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산학연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무역산업포럼 : 그린장벽, 탄소 중립 글로벌 신통상 질서 대응방안’을 개최하고 이처럼 밝혔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 소장은 ‘기후-통상 연계와 기업의 대응방안’ 발표에서 “미국과 EU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통상 정책에는 자국 산업 육성과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두 가지 목적이 병존한다”고 말하면서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면서도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명분도 챙길 수 있는 정책인 만큼 기후-통상의 연계 흐름은 당분간 심화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 “기후-통상 연계는 기술 비용뿐만 아니라 기술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탄소 고배출 산업이 중심인 우리나라는 더욱 유념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저탄소 기술 확보 등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그린전환팀장은 ‘글로벌 탄소 신통상정책을 주도하는 EU의 탄소중립 정책과 정부 대응 과제’ 발표에서 “글로벌 탄소 중립 통상 정책을 주도하는 EU 역시 역내 산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한 인센티브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EU는 배출권 거래제로 인한 전기 요금 인상으로 기업의 생산 부담이 증가하는 철강, 화학, 비철금속 등 전력 다소비 업종에 전기 요금 보조금을 지급한다”면서 “또한 배출권 거래제 유상 할당 수입을 재원으로 하는 혁신 기금은 전적으로 기업의 탄소 저감 기술 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규제 패스트 트랙으로 업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녹색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별 인센티브 경쟁이 가속화되고 시장 규모 확대도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로서는 기술만이 탄소중립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면서 “정부는 녹색 기술 개발을 위한 기업의 R&D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서도 주요국의 환경규제는 주요 유의사항이다. 박효민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는 ‘탄소 중립 산업 육성을 위한 미국의 입법 동향과 국내 산업 영향’ 발표에서 “최근 IRA에 대한 미 재무부 지침 중 핵심 광물 및 배터리 부품 요건에서 우리 기업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평가가 있다”면서 “하지만 친환경 산업에서 중국산 공급망 배제, 미국에서의 제조 요건 등 IRA 혜택을 받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입법 및 정책 동향에 대한 지속 분석을 통해 미국발 리스크를 관리함과 동시에 한국의 최대 시장이자 최대 공급처인 중국 또한 관리해야 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전략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택구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탄소 중립 대외전략과 자국 산업지원 현황’ 발표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친환경 기술 및 산업의 표준을 중국과 동기화하며 자국 신재생 에너지 산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의 내외부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사막과 해양 등지에 대규모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 건설하고 2035년까지 공공부문 차량을 100% 전기 차량으로 바꾸는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으로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규제가 글로벌 신통상 트렌드로 부상한 데 대해 부담감을 표했다. 박영구 에너토피아 대표이사는 “산업 부문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조정됐더라도 여전히 매우 도전적”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2050년 탄소 중립 이행보다 2030년 NDC 목표 이행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고효율 설비의 보급 확산, 대체 연·원료 수급 체계 기반 구축, R&D 기술 실증 및 대규모 상용화 지원 등 기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 보강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호재호 SK에코플랜트 부사장은 “국내 기업들도 최근의 그린전환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저감 기술 도입, 친환경 에너지 사용, 배출폐기물의 친환경적 활용 등 업종별 특성에 맞는 유효하고 적절한 솔루션 도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어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친환경 혁신기술을 꾸준히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시범 수소 환원 제철 시설투자나 전기차 공장 신설 등 대규모 청정시설 투자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미국처럼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30%로 높여주는 등 미래 그린 산업에 대한 투자 시 세액공제를 경쟁국 수준으로 높이고 생산 세액공제 도입도 검토해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한철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환경과장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저탄소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한계 돌파형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산업계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주력 산업의 탄소 중립 R&D 추진 및 민간 현금 매칭 비율 완화, 기술 혁신 펀드 조성 등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