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작년 무역적자 34%나 늘어... 대한 수출규제가 '부메랑'으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결국 일본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일본 재무성이 23일 발표한 무역통계(속보치, 통관기준)에 따르면 일본은 작년 한 해 동안 총 1조6438억엔(약 17조 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재작년의 무역적자 1조2245억 엔보다 무려 34.2%나 늘어난 것이다.
일본이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한국과의 교역에서 얻은 흑자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한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는 19.0% 급감한 1조8153억 엔에 그쳤다. 일본은 작년 한 해 동안 한국과의 교역에서 수출이 전년보다 12.9% 감소한 5조441억 엔, 수입은 9.1% 줄어든 3조2287억 엔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둘러싼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한 뒤 한국에서는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산 맥주를 외면하면서 지난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료품 수출은 전년과 비교해 22.6% 줄었다.
또 일본 자동차 구매 기피로 한국 시장으로의 승용차 수출은 13.1% 감소하는 등 한국에 대한 전체 자동차 수출은 11.5% 줄었다.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일반기계 수출은 30.2% 줄었고, 유기화합물을 포함한 화학제품 수출은 7.7% 쪼그라들었다.
작년 12월 한 달 통계에서도 일본의 한국과의 수출액 감소율은 전년 동월 대비 16.2%, 수입액 감소율은 11.1%를 각각 기록하는 등 한국 시장으로의 일본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자동차 부품, 반도체 관련 장비 등 주력 품목의 중국 수출이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작년도 일본의 총수출은 5.6% 감소한 76조9278억엔, 수입은 5.0% 줄어든 78조5716억엔으로, 수출 감소율이 수입 감소율을 0.6%포인트 웃돌았다. 일본의 수출과 수입액이 연간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3년 만이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