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0년6개월만에 최대 하락…교역조건 22개월째 악화
집적회로 금액지수 30.6% 떨어져
수출금액 12.7% 감소…5개월 연속
지난달 반도체 등 집적회로 금액지수가 10년6개월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전체 수출금액도 큰 폭 떨어진 가운데 순상품교역지수는 22개월째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반도체를 포함한 집적회로 금액 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0.6% 떨어졌다. 지난 2019년 3월 이후 10년6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반도체 금액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수출금액지수도 105.82(2015=100)로 전년동월 대비 12.7% 감소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한 금액이다.
품목별로는 지난달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금액은 전년동월대비 23.3% 내렸했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금액도 18.1% 떨어졌다. 화학제품과 기계 및 장비도 23.3%, 9% 빠졌다. 다만 수출금액지수 하락폭은 전월 수준(-15.7%)보다는 축소됐다. 친환경차 등을 중심으로 운송장비(3.8%)가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전월대비로는 좀 멈췄지만 전년에 비해서는 계속되고 있다"며 "수출 물량은 증가했지만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 금액 측면에서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1% 하락했다. 전월 5.8% 빠진데 비해서는 낙폭이 줄었다. 화학제품이 7% 늘고 농림수산품은 21.9%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입금액지수는 5.7% 하락했다. 전월 4.7% 떨어진데 이어 낙폭이 소폭 증가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9.8% 증가했지만 광산품(-19.4%)과 기계 및 장비(-22.1%) 떨어진 데 영향을 받았다. 광산품은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지난달 61.13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20.8% 내려가며 같이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6% 상승해 지난 7월 이후 세 달째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광산품이 10.1% 줄었지만 컹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17.4%, 운송장비가 37.2% 확대됐다.
수입가격보다 수출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91.8)는 전년동월 배기 4% 내려갔다. 이는 22개월 연속 하락한 모습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교역조건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과 순상품교역조건이 모두 하락한 탓에 전년동월대비 전년동월대비 6% 하락했다.
[뉴시스 제공]